[Ep. 04] 젊은 세대의 철학, 영텍스타일

2020.2.27 784
[Ep. 04] 영텍스타일

좋은 스카프를 만들려면

정확한 색감을 찾기 위한

수백 번의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젊은 철학, 투철한 작업 정신으로

새로운 스카프 생산 세대를 열어가는

영텍스타일 채영기 대표님과 이수진 디자이너님을 만났습니다.




영텍스타일 채영기 대표님. ©marymond



영텍스타일(이하 영텍스) 소개 부탁드려요.

대표) 프린트 회사예요. 대구랑 서울에서 하는데, 주로 브랜드와 거래하죠. 사무실에서는 디자인 그래픽 쪽을 많이 해요. 정보를 많이 취합해서 책으로 만들고, 공유하려고 해요. 이렇게 돈 벌고 있습니다(웃음).


스카프 회사에서 책을 만드는 건 이례적이네요. 어떤 이유로 시작하셨나요?

대표) 계기는 간단해요. 저희가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동대문 종합시장 같은 경쟁 업체는 많잖아요. 저만 하는 게 아니니까. 타 업체가 많으니 남다르게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업계 처음으로 만들어본 거죠. 컬렉션 북 같은 걸.



영텍스에서 제작한 패턴북.©marymond



컬렉션에 들어가는 패턴은 어떻게 구하세요?

대표) 해외에 있는 유학생에게 알바비를 주고 현지 로컬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시장 조사도 하는 겸 해서 만들었죠. 일반 컬렉션으로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


디자이너) 제가 책을 만들던 사람은 아니라서 전문적이진 않아요. 처음에는 레이아웃 잡는 것도 쉽지 않았죠. 초반엔 여러 패턴을 보여주는 식으로 만들었어요. 그 다음부턴 이것저것 바꿨죠. 이전과 똑같은 걸 보여주고 싶진 않았거든요. 어쨌든 저희는 원단을 프린트해서 납품하는 회사니까, 그 방식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책 사이즈를 더 키워서 원단을 넣어버렸어요.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만든 거죠. 원단도 볼 수 있고 프린트도 볼 수 있으면 저희도 좋고 바이어 업체도 편하잖아요. 디자인도 보기 좋게 바꿨어요(웃음).


대표) 스카프 회사가 이렇게 디자인 작업을 많이 안 해요. 공장 개념이 크거든요. 그래도 타 업체보다 저희가 더 어리기도 했고, 저희가 하고 싶기도 해서 만들었어요. 계속 고민했거든요. 공장이 될까, 아니면 디자인도 제공하는 회사가 될까. 처음 일을 시작할 땐 이 책 효과를 많이 본 것 같아요. 선의의 경쟁인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더 젊은 감각으로 가니까.






영텍스에서 제작한 패턴북.©marymond



원단에 프린팅하는 과정이 궁금해요.

대표) 작업 방식은 두 가지예요. 디지털 방식과 본염 방식. 마리몬드는 전부 디지털로 가요. 디지털 작업 순서는 이래요. 처음에 저희가 파일(그림)을 받고, 디지털 기계에서 종이에 출력을 날려요. 프리셋이 그 위로 원단을 찍죠. 그 다음에 '헤밍집'이라고 안산에 위치한 곳이 있는데, 테두리를 마감 쳐주는 집이에요. 그 집에서 헤밍*을 쳐서 포장을 하고 납품을 하는 거예요. 본염은 공정이 좀 더 복잡하죠. 준비, 직렬, 수세, 나염, 제도제판... 공정이 엄청 많기 때문에 물량이 커서 단가가 싼 것을 본염 방식으로 보내요.


*헤밍(Hemming): 가장자리를 감치거나 옷단 처리를 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헴(Hem)은 단선, 가장자리라는 뜻.



본염과 디지털, 원단에 찍히는 게 어떻게 다른가요?

디자이너) 원단에 찍히는 게 달라요. 원단 뒤집을 때 본염은 앞뒤 차이가 별로 없어요. 근데 뒤집을 때 뿌연 애들이 있죠. 그런 게 디지털이에요.

대표) 디지털은 스티커 방식이에요. 스티커처럼 종이를 뽑아서 그 위에 붙이는 방식이고, 본염은 잉크를 물에 타서 찍다보니 실크스크린처럼 스며드는 거죠.


본염과 디지털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대표) 기간이나 수량. 예를 들어 마리몬드 스카프가 2~3주 내에 나와야 한다? 대구에 있는 본염 공장에서 만들면 한 달 이상이 걸려요. 그래서 한 달 이내에 빠르게 뽑아야 하는 건 서울에서 디지털로 만드는 거예요.




패턴이 새겨진 원단들. ©marymond



일을 시작하신 지 얼마나 됐나요?

대표) 10년 이상 된 것 같네요. 영텍스를 시작한 지는 5년 됐어요.
디자이너) 저는 원래 디자이너 브랜드에 있었어요. 이 일을 시작한 건 이제 1년 넘었고요.


영텍스를 만들기 전 5년 동안 무엇을 했나요?

대표) 거의 공장에서만 있었죠. 한 1~2년 다녔어요. 거기서 출퇴근하면서 영업하고, 생산하고... 현장에서 직접 염색도 하고 가공도 했는데, 그게 제일 좋은 경험이었어요.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 아니까. 지금의 영업 경쟁력이 됐죠.


원단 일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대표) 결혼 전에 스무 살 군대 다녀왔을 때, 제가 디자이너 출신인데도 디자인을 특별히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다른 직업을 찾아봤어요. 그러다 원단 쪽으로 온 거죠. 원단 쪽이야 샘플 작업도 직접 해서 접할 일이 많았거든요. 결혼하면서 우연치 않게 회사를 그만뒀고, (영텍스는) 사무실도 없이 시작했어요.




채영기 대표님(왼쪽)과 이수진 디자이너님(오른쪽). ©marymond


영텍스를 만든 목적이 궁금해요.

대표) 먹고살려고 했죠. 돈이 있어서 큰 사업을 할 수 있던 것도 아니고, 능력 뛰어나서 이직할 수 있던 것도 아니고. 그런데 막상 하려고 보니까, 직장 생활하면서 느낀 부당함, 불편함... 이런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회사 다니는 직원일 땐 사장님이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잘 안 준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가족 회사 되어가고, 월급은 한정적이고, 일은 많이 시키고... 부당한 대우가 아직까지 많다고 봐요. 저는 그렇게는 안 하고 싶었어요. 많이 고생하면 많이 가질 수 있게. 젊은 친구들도 편하게 일할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사무실 내부. 귀엽고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다. ©marymond



공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나요?

대표) '이 칼라로 찍어주세요' 하면 저희가 똑같이 구현하도록 하는 거. 시안과 결과물은 다르거든요.


노하우가 있을까요?

대표) 많이 해봐야 아는 것 같아요. 최대한 격차를 줄이는 게 저희 일이에요. 그게 생산 기술력이기도 한 것 같아요.


'생산 기술'이라고 표현하셨는데, 고려할 게 많은 것 같아요.

대표) 습도가 많은 날에는 수분이 많아서 약간 번지는 게 생기고, 너무 추운 날에는 (칼라가) 예민해지는 게 생겨요. 기계가 하는 일이다보니까, 너무 섬세해서 안 나오는 선도 생기죠.


디자이너) 색감마다 다른 것도 있어요. 붉은 계열, 푸른 계열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어떤 건 잘 번지고, 어떤 건 덜 번지고 그래요. 계속 해봐야 아는 것들이죠.



패턴이 들어간 원단들. ©marymond



마리몬드 스타일은 프린트하기 어려운 편인가요?

대표) 오히려 편해요. 어려운 프린팅은 둘 중 하나거든요. 그림이 엄청 크거나, 엄청 얇거나. 그림이 큰 거는 그라운드가 넓다고 하는데, 그러면 면적마다 색깔 차이가 없을 수 없어요.


디자이너) 같은 화면 안에서 용지를 프린트하면 이쪽 저쪽이 다른 느낌이 나는 것처럼, 완벽하게 균일한 프린트를 먹일 순 없으니까. 그라운드가 넓으면 티가 확 나는 거죠. 엄청 얇은 경우는... 세세하게 표현하는 게 어렵다는 뜻이에요.


대표) 스트라이프나 도트가 쉽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생산에서 더 어려운 건 단순한 그림이에요.




영텍스타일 채영기 대표님. ©marymond



잘 만든 프린트, 기준이 뭘까요?

대표) 에르메스 스카프요(웃음). 기술은 똑같아요. 원단도 똑같고요. 에르메스는 칼라나 그래픽이 워낙 뛰어나요. 디자인 자체도 뛰어나고. 그림과 물감도 중요한데... 그런 차이도 크죠. 발색 차이도 달라요. 우리나라에서는 구현 안 되는 색이 많기도 해요.


그만큼 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아요. 그 대신 시간이 필요하죠. 우리가 생각하는 옐로우가 여기까진데, 조금만 더 하면 나올 것 같은데, 우리 같은 업체들은 시간이 한정돼 있잖아요. 조금만, 두세 번만 더 해보면 칼라가 나올 것 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을 때가 많아요. 저희도 답답하죠. 비싼 원단에 되게 예쁘게 찍고 싶은 게 마음이고 자부심인데. 환경이 안 받쳐줘서 아쉬운 거예요.


마리몬드 제품을 사용하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디자이너) 유용하게 써주세요(웃음).










©marymond


영텍스타일

Tel: 02-6487-1569

Add: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16길 10-12 용현회관 102호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답글 등록시에 입력했던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