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LABEL 인터뷰.1 끝과 시작의 영원한 순환

2021.3.12 133


ART-LABEL 인터뷰.1 끝과 시작의 영원한 순환

임주형 작가. ©marymond



끝과 시작의 영원한 순환.


“끝과 시작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해요.

오직 두 단어의 순환이 있을 뿐이죠.”

-임주형 인터뷰 중에서


임주형 작가는 ‘시작과 끝’이 같은 것이라 말한다.

누군가는 시작하고 끝을 내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끝이 나고 시작을 마주한다고.


예술가적 시선이란 어쩌면 대단한 무엇이 아니다.

같은 풍경을 다르게 보거나,

익숙한 단어를 거꾸로 읽는 일.


임주형 작가의 예술가적 시선으로 재조명한 인권운동가 김복동 님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부터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트레이블 에코백_목련 by 임주형 . ©marymond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아티스트 임주형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게 좋아서 작가가 되었죠. 사실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기도 해요. 하하하. 그렇다고 감성에 빠진 예술가는 아니에요.



작품을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크게 두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요. “무엇을 그릴까?” 그리고 “왜 그리는가?”. 작업하기 직전에 이 질문 던지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작품 속에 채워 넣는 거죠. 그래야만 완성된 작품을 본 누군가에게 만족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어요. 질문의 단계가 끝나면 힘들지만 정확해야 하는 스케치 작업을 시작합니다. 저는 스케치를 최대한 꼼꼼히 하는 편이에요. 머릿속을 떠돌던 공상과 상상이 정리되면 손이 캔버스에 닿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는 우연한 건 없어요. 곡선 하나, 색의 구성 하나 모두 철저하게 계산되어서 탄생합니다. 저의 예술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에요.




임주형 작가. ©marymond



아트레이블 협업 제안을 받고 작업을 시작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마리몬드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지 않고, 순수하게 인권과 비폭력을 지향하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함께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협업하면서 마리몬드에 관해 조사했어요. 그 과정에서 제 세계관이 마리몬드의 정신에 점점 녹아들게 되었죠. 그 순간들이 제법 즐거운 경험으로 남아있습니다.



아트레이블 작품을 작업하며 가장 집중한 부분이 있나요?

사실 ‘순환’이라는 주제로 개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어요. 저는 끝과 시작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해요. 오직 두 단어의 순환만 있을 뿐이죠. 예를 들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끝이 나면, 또다시 다른 사람과 만나기 위해 같은 과정을 겪어야 하잖아요. 그렇다고 새롭게 시작된 관계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어요. 살다 보면 끝난 인연이 다시 시작되기도 하고, 끊어지지 않을 것 같던 인연이 끝나기도 하잖아요. 가까이서 보면 두 단어가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 같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하나의 선처럼 보이죠. 그걸 저는 순환하는 동그란 선으로 표현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순환’이라는 주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집중한 범주였죠. 아트레이블 작업으로 ‘순환’ 시리즈의 세계관이 확장되었어요. 인권운동가 김복동 님은 돌아가셨지만, 그분이 하고자 했던 일과 말,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일종의 순환이라고 생각했고, 그걸 어떻게 작품으로 풀어낼까 고민했습니다. 김복동 님의 정신이 끊임없이 회자되고 이어지기를 반복하면서 하나의 순환이 되는 과정에 집중했죠. 그러면서 제 개인 작업의 세계관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아서 뜻깊은 작업이었습니다.




 ARTWORK_목련 by 임주형 . ©marymond


고민 끝에 완성한 아트레이블 작품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인권운동가 김복동 님의 상징인 목련을 형상화한 작품이에요. 앞서 말했듯이 제 개인 프로젝트인 ‘순환’ 시리즈에 김복동 님의 정신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순환하며 빛나고 있다는 의미를 접목한 것이 대표 컨셉이죠. 그래서 목련의 가지를 영원히 순환하는 원형 형태로 표현했어요. 거기에 ‘순환’ 시리즈의 세계관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기억의 메타포로 사용되는 뭉글한 구름은 김복동 님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마음들이 발현되는 모양으로 표현했습니다. 백목련은 흰색의 빛으로 발현되게 표현해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담아 봤어요.



작품을 보는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예술은 눈을 감았을 때 비로소 더 정확하고 자세히 보이는 것이라 생각해요. 감상하는 순간의 만족감도 물론 좋지만, 눈을 감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순간 더욱 진하게 여운으로 남는 게 바로 예술이죠. 그렇기에 누구나 예술을 꿈꿀 수 있고, 예술가가 될 수도 있어요. 아트레이블 작품에는 김복동 님의 정신과 말이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단, 이 순환은 우리가 기억하고 잊지 않을 때 비로소 완성되죠. 김복동 님을 비롯해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분들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또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후세에 알려서 순환을 이어가는 건 바로 우리 몫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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