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ssador EP 08. 꾸준함의 강함

2021.3.28 215
M-bassador EP 08. 꾸준함의 강함


[M버서더 코드: MM0814]


수요시위는 생존자분들과 활동가 그리고 연대하는 모든 사람의 꾸준함으로 30년을 이어오고 있다.

습관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꾸준함은 인내와 노력을 수반한다.

그래서 꾸준히 어떤 행동을 지속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일상 속 꾸준함을 실천하는 이의진 M버서더를 소개한다.




이의진 님. ©marymond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설렘을 주고, 좋은 기억을 일으켜주고, 그리운 마음을 불러일으켜 소중한 경험들을 쌓아가고 싶은 23살 이의진입니다.


요즘 근황, 하루 일과는?

교내 근로의 일환인 장애대학생 교육지원인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해 수강하는 과목의 자막을 제작하고, 장애를 이유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수강 과목을 시청하고 필기를 전달하는 활동이에요. 이 근로 활동과 학교 수업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밖에 잘나가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고 있네요.


사회복지학 전공과 관련 있는 근로 활동을 선택했는데?

네, 맞아요. 시작 계기는 유튜브 채널 ‘우령의 유디오’에서 장애대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관련한 영상을 시청하게 된 것이었어요. 영상의 내용은 장애학생이 학교 측으로부터 “비대면으로 한 학기가 진행되며 장애학생과 장애학생 도우미의 대면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관련 서류의 증명이 어려워 도우미를 지원해 줄 수 없다.”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 수강하는 과목의 자료들을 지원받지 못한 채로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에 놓인 사례였고요.


그 영상을 통해 분명한 학습권 침해의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겪는 학생들이 소수이다 보니 그 문제 상황 자체가 묻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습권보다 행정, 절차를 우선시하지? 진짜 답답하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장애학생들의 학습권 문제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해야겠다고 느꼈고, 근로 모집 공고가 올라와 장애대학생 교육지원인력으로 활동을 하게 됐어요.




©marymond


활동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활동 자체는 어렵지 않아도 자막이 있는 강의 하나를 제작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구나를 느끼고 있어요. 예로 1시간짜리 강의면 최소 4시간 이상이 걸리는데 교수님의 발음, 낯선 단어, 영상의 화질, 소리 같은 모든 것들이 제작에 영향을 주어서, 이 활동에서 마주하는 강의뿐만 아닌 그냥 저 혼자 영상 하나를 볼 때조차도 ‘나는 정말 많은 화면과 소리를 무덤덤하고 빠르게 흘려보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일주일에 네 과목을 제작하는데, 강의를 듣고 자막만 제작하는데도 하루가 금방 가서 요즘의 일과는 그렇게 채우고 있는 것 같아요.


취미생활이 궁금하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는 것? 그리고 작년에 마리몬드 다이어리를 선물 받은 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표지가 참 예뻐서 안 쓰기는 아까우니 쓰기 시작한 건데 특히 답답하거나 화나는 일이 있을 때 그걸 일기에 적으면 해답이 나올 때도 있었고, 마음이 훨씬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최근엔 많은 시간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운전면허 도로주행 시험에 떨어져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스스로를 질책하는 일기를 휘갈겼는데요. 쓰다 보니 숨을 고르게 되고, 생각도 정리하게 되더라고요. 일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면 늘 더 나은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2년간 일기를 쓰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나 즐거웠던 경험은?

저녁에 일기를 쓰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친구가 준 책갈피가 꽂혀있는 일기장을 펼치고 일기를 적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턴 고요해지고, 일기를 다 쓰면 하루가 정말 마무리된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아 그리고 가끔 정말 부끄럽거나 솔직한 내용이 담긴 일기를 쓴 날이면, 그 다음날 엄마가 보진 않았을까 하고 걱정할 때도 있어요. 엄마한테 일기를 안 볼 거라는 약속을 받아놨는데도, 가끔씩 불안할 때가 있어서 기억에 남네요.


즐거웠던 경험은 역시 과거에 제가 썼던 일기를 다시 볼 때예요. 그때의 기분이 어떠했든 과거 일기 속의 저와 지금의 저는 다르잖아요. 예를 들어 어느 날은, 자격증 시험의 범위를 다 공부하지 않았는데 다 한 줄 알고 일기장을 펼치자마자 다 안 한 게 생각이 난 거예요. 그때 그럼 사실 일기를 안 쓰고 공부를 해도 됐었는데, 이미 펼쳤으니까 덮긴 싫었나 봐요. 그래서 일기 제목을 ‘멘붕’이라고 하고 내용은 ‘큰일이다. 시험이 코앞인데 암튼 지금 멘붕이다. 다이어리도 오늘은 짧게 쓸 수밖에 없겠다.’라고 적었더라고요. 당시의 제가 무슨 선포하듯이 비장하게 적어 놓은 게 너무 웃긴 거예요. ‘그렇게 멘붕이면 일기를 적질 말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그렇게, 당시의 저는 힘들었겠지만 지금 보면 다른 기분을 갖고 보게 되는 지난 일기들을 돌아볼 때가 즐거운 것 같아요.




©marymond


일기를 꾸준히 못 쓰는 사람들에게 주는 꿀팁이 있다면?

일기는 그날 있었던 일을 나열하는 재미도 있고, 감정이나 생각을 길게 서술하는 재미도 있어요. ‘오늘은 친구랑 여기도 갔고 저기도 갔다. 이걸 먹었고 저것도 먹었다.’ 이렇게 나열하는 건, 하루를 차근차근 돌아보고 나중에 읽어 봐도 그날을 쉽게 회상시켜준다는 점에서 좋고요. 또 서술하는 건, 그 시간에 꽂혀 있던 게 무엇이냐 몰입하고 있던 게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게 적어진 그때의 상황과 솔직한 감정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요.


저는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할 때 글자 하날 잘못 쓰면 무조건 수정 테이프로 지우고 했었는데요, 나중엔 그냥 찍찍 긋는 것도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혹시 그러한 것들로 인해 일기를 꾸준히 쓰지 못하셨다면, 일기까지 정돈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하루하루, 많은 순간들을 충분히 정돈해 왔으니까 일기는 그냥 두서없이 손 가는 대로 써도 좋다고 생각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사진 모델이 되어 본 소감은?

익숙해지려 하면 낯설고, 즐거워지려 하면 긴장되고. 종일 둥둥 떠 있는 기분이었어요. 왜, 가보고 싶었던 곳에 여행을 가면 그 상황을 맘껏 편안히 즐기다가도 문득 ‘아 이 순간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해.’ 하면서 갑자기 ‘자 늘어지지 말자, 정신 차리자, 기억하자’ 이럴 때가 있잖아요. 일상적인 날들에선 그런 생각을 할 때가 거의 없는데, 하루 종일 현실감이 없었다고 할까요?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M버서더 분들의 지난 인터뷰를 모두 읽어봤는데요. ‘특별한 사람들만이 특별한 일들을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었어요. 그 말처럼, 평범한 제가 마리몬드라는 브랜드를 좋아하고, 응원하다 보니 이런 경험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고 감사해요.




©marymond



코로나가 끝나면 하고 싶은 것?

여행을 가고 싶어요. 특히 부모님과 여행을 꼭 한번 가고 싶어요. 부모님 두 분이 맞벌이를 하셔서 부모님과 가족여행을 떠나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요. “코로나 종식됐다”라고 환호할 때쯤엔 이번에 딴 운전면허로 차도 렌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렌트한 차로 풍경 좋은 제주도 같은 곳에서 드라이빙도 시켜드리고 다 같이 내일의 고민 없이 편한 휴식시간을 갖고 싶어요.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크게 했던 일탈은?

중학생 때 좋아하는 가수 B1A4를 보러 여기저기 다녔던 일? (하하) 방송사, 공연장, 콘서트, 팬 사인회, 뮤지컬.. 밤도 새고, 하루 온종일 서서 3분 정도 되는 무대를 보러 다녔던 일이 가장 큰 일탈이었어요. 아, 1학년 때 사실 아프지 않았는데 조퇴해서 뮤지컬을 보러 간 적도 있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담임선생님은 제 어색한 표정에 거짓말인 걸 아셨을 텐데 눈감아 주신 것 같아요.


즐겨 입는 옷 스타일이 있나?

딱 달라붙는 옷보다 널널한 옷을 좋아하고요. 어두운 옷보다는 밝은 옷을, 니트보단 활동성이 높은 맨투맨과 후드티를 좋아해요. 저희 엄마께서 “의진아, 넌 친구들 만나러 갈 때보다 그냥 어디 앞에 갈 때 입는 옷이 더 잘 어울린다.”라고 자주 말씀하시는데요. 그만큼 신경 쓰지 않고 자주 입는 편안한 옷들이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한 사람이 입는 옷은 그 사람이 지향하는 이미지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저는 꾸미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marymond



추천하고 싶은 마리몬드 제품과 그 이유는?

저는 의또마(의진이 또 마리몬드)라고 불릴 만큼 마리몬드 제품들을 참 좋아해서 추천해 드리고 싶은 제품도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제일은 들국화 다이어리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왜냐면 마리몬드의 가치관이 가장 저에게 잘 와닿았던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I MARYMOND ME"를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그러니까 스스로의 존귀함을 꾸준히 상기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다이어리를 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 꼭 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이루고 싶은 목표는?

지금 읽고 있는 SF 소설책으로 시작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싶어요. 정보를 빠르게 습득한 만큼 빠르게 소비하고, 주는 것을 따르고, 해야 될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묵묵히 하는 것에만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 생각은 없어지고, 일방적인 타인의 말과 생각을 내 것인 마냥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비교적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부터 조금씩이라도 자주 읽어서 궁금한 건 질문해보고, 공감되는 건 글로도 말로도 표현해보며 제 스스로 사고하는 행위를 조금씩 늘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 화살이 타인에게 가는 것도 위험하지만, 제 자신에게 갈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염려도 걱정도 부담도 기대도 잠시 내려 두려고 해요. 잠시 내려둔다는 건 친구가 준 바닐라 시럽을 넣어서 달달한 바닐라라떼를 마신다든지,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든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든지, 멍을 때린다든지(저는 멍을 자주 때려서 집에서 별명이 멍순이예요), 밀린 카톡 답장을 한다든지.. 그런 아주 일상적인 것들이 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이 인터뷰 내용을 돌아보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법이 될 것 같아요. ‘나에게 이렇게 소중한 경험도 있었지’ 하고요.



©marymond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답글 등록시에 입력했던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